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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다리던 수레국화

by 명동거리 2023.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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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봄 주문한 수레국화 씨앗을

배양토에 섞어 훌훌 뿌려주며

어서어서 나와라

예쁘게 나와라 주문을 외워주던 수레국화

꽃밭에 무언가 새싹이 삐쭉 고개내밀면

"엄마 이거 수레국화인가봐.."

"아녀 그건 잡초야"

"아닌데 잡초랑 잎이 다른데... ㅠㅠ"

하지만 늘 엄마말씀은 진리였다지요

그렇게하며 매일매일 기다리길 두어달이 지나고

어느정도 싹이트고 자라니 여타 잡초군과 구분이 되더라구요

 

너무도 씨를 많이 뿌렸는지

이친구들이 너무나 빼곡하게 자라서 키가 크질않고

저희들끼리 뭉쳐서 으쌰으쌰하며 마디게 자라고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연이틀 비가내리고

빼곡한 수레국화가 빗물을 못견디고 쓰러져 버렸어요

꽃망울이 맺혀 피기만을 고대하고 있었는데....

다 스러져버려 속상한마음에

지지대로 세워줄까도 했는데

너무도 연하디연한 아이들을 세울수도 없었지요

그러더니 햇님이 나오고 빗물이 마르고

꽃대가 하늘을 향해 솟구치기 시작하네요

잎은 바닥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데

꽃대는 하늘을 향해 해바라기를 하고 있네요

쓰러진 속에서도 꽃을 피우며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어요

작지만 소중한 자신의 분신을 하늘향해

쏘아올리듯 하나둘 피어나고 있네요

비바람맞아 쓰러지고 누워 좌절할수도 있었는데

눈물겨운 분투로 자신을 일으켜세워

꽃을피우는 수레국화를 보며

우리네 인생을 돌이켜보네요

아무리 힘들고 어렵고 고달퍼도

다 지나간다 라고 하신 지셰린의 말씀처럼

죽을것 같아도 시간은 흐르고 

지난뒤 뒤돌아보면 그때는 그래도 견딜만 했었던것 같은

지금이 더 힘든거 아닌가?  하지만 다지나간다

그말은 위안이 되고 명상이 되었었지요

수레국화 핀 작은꽃밭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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