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둥근달 동산 위에 떠올라
어둡던 마을이 대낮처럼 환해요
초가집 지붕에 새하얀 박꽃이
활짝들 피어서 달구경 하지요
어릴때 참 많이 듣고 부르던 노래지요
그때는 몰랐어요 왜 박꽃이 달구경을 한다고 했는지....
다 커서도 몰랐어요 왜 이런가사를 썼는지를...
이제는 알아요
박모종을 두개 사서 4월쯤에 심었는데
어느새 자라더니 쭈욱쭈욱 넝쿨이 뻗어나가더라구요
잘 자라는구나 하고 어느날 봤는데
시들은 꽃이 있는거예요
아니 이럴수가 꽃이 핀것도 못봤는데... 시들다니너무해 ㅠㅠ
엄니야 언제 박꽃이 피었다가 시들었나봐
난 꽃도 못봤는데 ㅠㅠ
엄니가 또 지혜의 주머니를 풀어놓으시네요
박꽃은 초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피고 시들어 버린다고
곤충에만 하루살이가 있는게 아니었군요
박꽃도 하루살이꽃 그것도 밤에피는 박꽃 장미 아니고 박꽃이네요 ㅎㅎ
그러다보니 낮에 꽃구경을 하면 안보일 수 밖에요
박꽃을 자세히 보면 희어도 너무 희네요
흰색을 띄다못해 푸른빛이 감도는게 신비롭기까지해요
마치 선녀의 날개옷같은 느낌이 들어요
사실 저는 조롱박인줄 알고 사왔는데
이박은 식용박 이라고 하시네요
옛날엔 정말로 초가집 지붕에 박이 주렁주렁 열려있었다는데...
그래서 제가 바베큐장 지붕에 올리자고하니
초가집이 아닌 함석지붕에는 박이 익어버려서 죽어 버린다고 하시네요
제생각대로였으면 몽땅 죽을뻔한 우리 박들....
지금은 저 꽃이 피었던 자리에 호박처럼 조그맣게 동글동글 맺혔어요
저는 박나물을 엄청 좋아한답니다
박껍질을 벗겨내고 속을 파낸뒤
납작납작하게 썰어 달달볶은뒤 들기름 넣고 들깨가루 넣어서 먹으면
그맛이 환상이죠 가끔은 연포탕도 끓여 먹기도하고 박오가리를 만들어
뒀다가 반찬으로 쓰기도 하지요
아마 박요리는 많이 드셔보지 못하셨을거예요
가끔 연포탕에 들어간 박 정도지 않을까 싶네요
어쨌거나 조롱박을 기대하고 심었지만
맛나게 먹을수 있는 식용박이다보니
얼른자라라 얼른자라라 주문을 외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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