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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머물다 떠난자리에

by 명동거리 2023.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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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녹음이 짙어가고

집뒤 작은개울에 물소리가 아우성칠때

가는 나뭇가지

작은 멧새한마리

머물다 미련없이 떠난 자리엔

미련을 떨치지 못한 

나뭇가지의 여운이 깊게 드리운다

우리 인생도 그러할테지....

떠난사람은 그져 훌훌 먼지를 털듯

후련하게 가버리겠지만

작은 나뭇가지에 남겨지 공허함은

남겨진이가 이겨내야할 몫이 아닐까??

 집앞과 뒤, 조용히 뒷짐지고 허우적허우적

돌아다니면 이름모를 풀 한포기 새한마리가

나를 반겨줍니다

오늘은 작은새한마리 내앞에서 재롱을 떨다가

포드득 날아가고

내마음에 동심원을 그리고 떠나갑니다

너는 미련없이 떠났지만

내 마음 한구석엔 너의 빈자리가 남아

그리움이라는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단다

작은새야 작은새야

지난주 집처마엔  이름모를 산새가 알을 낳았어요

어미가 잠시 어디 갔는지 작고 앙증맞은 알 세개가

옹기종기 모여있었네요

정말 생명의 신비? 뭐 이런 체험...이 하며 기대기대 했었는데

어미가 알만 남겨두고 며칠째 집을 찾지 않더라구요

결국 이 알들은 어미의 품을 못찾고 제가 땅에 묻어주고 말았네요

제가 섣부르게 가까이서 사진을 찍어서 일까요 ㅠㅠ

사람냄새가 나서 어미가 오지 않았을까요...

반성했답니다 자연은 자연그대로 일때가 제일 아름답다고...

 

그런데....  두둥

오늘아침에 처마아래 다른녀석이 알을 품고 있는걸 

발견했답니다

이번엔 멀리서 지켜만 보려구요

확대해서 찍었더니 잘 안나왔는데...

작은 생명이 태어나는 그 날까지

기다려봐야죠

동그란 눈으로 새끼를 품고 있는 비장함

감동 그 자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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