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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팔순 노모의 밥상 자연주의 그대로의 밥상

by 명동거리 2023.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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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노모가 아직도 건강하게 반찬을 만들고 밭일을하시는걸

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크게 불편하신곳 없고 달리 아프신곳 없으시다니...

하지만 나이만큼 아픈게 사실일테죠

 

며칠전 들깨밭 잡초제거하며 웃자란 깻순을 따왔는데

간장양념해서 얹어주니 맛난 반찬이 뚝딱되었다

엄니는 뭘해도 쉽게쉽게 하시는것 같다

주방 옆 텃밭엔 가지 오이 토마토가 자라고 있는데

치아가 부실하신 아버지 드시라고

새우 다져넣고 오이를 볶으셨다

우리집 시그니쳐 오이반찬~!!

난 솔직히 들기름맛에 먹고 있다

해주신 반찬 얻어먹는 주재에 감나와 대추나라 하길 좀 그렇지만

이가 튼튼한 나에게 물컹한 오이는 그닥~ ㅠㅠ

그래도 엄니랑 아버지는 잘 드시니 그걸로 땡큐

다음 반찬은 풋고추멸치 조림이다

보통은 꽈리고추를 생각하겠지만 요즘 꽈리고추는 왜그리 매운지

식자재마트에서 한번 샀다가 실패한후론

텃밭에서 자라는 풋고추 연한놈을 따서 조림을 해 주신다

나도 몇번 해 봤는데 엄니의 이맛을 표현하기가 어려워

늘 만들어 달라고 보챈다

별거 들어가는 것도 없는데 이상하게 맛나다

고추 듬성듬성 썰어서 냄비에넣고 멸치 크게 한줌넣고

그위에 식용유 들들 둘러주고 간장 다진마늘 올리고당 넣고 물 살짝 넣은뒤

뚜껑덮지않고 자글자글 끓여주다가

참기름 깨소금 넣으면 끝!!!

그런데 맛있다.

요건 묵은지찜이다

우리가 흔히 식당에서 생각하는 그런 찜이 아니다

냄비에 물 소주잔으로 한잔정도 넣고 식용유 살짝 둘러준뒤

그위에 묵은김치 두어포기 얹어서 뚜껑덮어 폭폭 김이 오를때까지 쪄준다

바닥에 국물이 짜글짜글 쫄아들때쯤 위에다가

국민엄아의손맛 다시다를 약간 뿌려주고

들기름 뿌려서 섞어준뒤에 대가리 짤라

쭉쭉찢어 먹으면 여름 입맛 잡기에 최고반찬

물말아 한숟갈 뜩 그위에 얹어 먹어보면

환장을 하는 맛이다

 

엄니는 지금도 부엌에서 점심준비를 하고 계신다

나는 곁에서 마늘까고 양파까고 나물다듬고....

아무리 잘란척 화려하게 음식을 한다해도

엄니의 수수한 손맛은 따라갈 수가 없으니

당분간은 곁에서 보조만 하는걸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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